느지막한 오후, 용산 롯데시네마로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늦잠을 자서 점심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근처에서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가, 근처 삼각지역이나 용산역 인근의 식당들이 대부분 브레이크 타임이어서, 용산 롯데시네마 6층에 위치한 푸드코트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결정했다.
생각보다 식당이 꽤 있어서 나름 선택지가 많았다. 그 중 우리의 픽은 <궁 추어탕>.
지도 <궁 추어탕>
찾아가는 길
찾아가는 길은 쉽다. 용산 롯데시네마의 푸드코트를 찾아가면 된다. 건물 외부에 있는 메뉴판이다. 이 메뉴판을 보고 음식 라인업에 반해 가게에 들어갔다. (메뉴 쏘-굳)
입구는 이러하다. 궁서체의 간판과 우드 재질의 입구,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정겨운 4인용 식탁이 우리를 반겨준다.
메뉴
창가 옆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으로 눈길을 돌렸다. 역시나 라인업이 상당했다. 배가 고파서 그런지 전부 맛있어 보여서 약간의 고민을 했다.
목이 빠질듯한 엄청난 고민 중. 추어탕을 메인으로 하는 식당이니 여자친구는 추어탕과 수제비추어탕 중 고민을 하다가 추어탕을 골랐고, 나는 오랜만에 비빔밥이 땡겨서 비빔밥을 골랐다.
주문을 하고 나서, 아무래도 편육을 지나칠 수는 없어서 편육도 주문했다.
실내
추어탕 효능은 이러하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다.
숭늉이 비치되어 있어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시간이 오후 4시가 조금 넘었었는데, 이미 숭늉은 없어서 아쉽게도 먹지 못했다.
음식
밑반찬 구성은 이러하다. 겉절이 인듯한 느낌의 배추김치와 석박지, 콩나물무침, 싱싱하고 크리스피한 고추가 있다.
추어탕에 넣어 먹을 수 있는 약 10cm 간격으로 썬 부추와 청양고추 슬라이스가 있다. 기호에 따라 추어탕에 넣어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빨간 소스는 편육 새우젓 소스.
배추김치와 석박지.
새우젓 소스 클로즈업.
카메라 렌즈를 통해 배고픔의 강렬한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강렬한 눈빛을 느끼다보면 금새 편육이 나온다.
역시나 편육답게 첫 식감은 살짝 꼬독꼬독하지만, 직접 만드셔서 그런지 씹으면 씹을수록 기름이 삭 돌면서 금방 식감이 부드러워진다. 장례식장이나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편육과는 차원이 다른...
메인 메뉴 추어탕이다.
처음 나오면 아주 그냥 보글보글 장난아니다. 보글보글하면서 국물이 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사모님께서 추어탕을 주실 때 부추를 넣어서 먹으라고 하셨다. 부추를 넣으면 금방 보글보글함이 가라앉으니 넣어주라고 하셨다.
개인적으로 나와 여자친구 둘다 추어탕을 오랜 만에 먹었는데, 둘의 평은 모두 맛있다였다. 추어탕을 잘 못하는 집은 비린내가 심하게 난다고 하는데, 비릿함은 전혀 못 느꼈고 그냥 맛있었다. 약간 걸쭉(?)한 느낌도 있었다. 조미료 맛 같은 건 안 느껴졌다. 추어탕 안에는 특별한 것은 없었고 근대로 추정되는 나물이 있었다.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힌다.
비빔밥 등장. 솔직하게 말하면 특별한 비빔밥은 아니었으나,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비빔밥이었다. 사실상 개인적으로 특별한 비빔밥을 찾는게 더 어려운 것 같다. 전주도 비빔밥이 특별한 게 없었으니까...
첨언하자면 비빔밤에 들어간 나물들이 굉장히 신선했다. 초장과 참기름은 따로 주시니 간은 알아서 맞추면 된다.
추어탕만큼이나 맛이 좋았기 때문에 조심스레 '궁추어탕의 숨겨진 보석'이라고 네이밍 해봤다.
솔직히 처음에 용산역이나 삼각지역에 있는 분위기 좋은 식당을 가려고 했는데 예약 문제나 브레이크 타임 문제 때문에 못가서, 사실 "용산 롯데시네마에 푸드코트가 있네? 여기서 스윽 떼우고 영화보자!" 하고 별 기대 없이 갔는데 꽤 괜찮았다.
건물 자체가 오래 돼서 내부가 약간 구식(?)의 느낌이 나지만, 음식의 맛은 최신식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역시 책은 겉표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듯, 식당과 건물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아주 잠깐 느꼈다.
용산역 근처에 맛있는 것도 많지만, 식사 후 바로 영화보러 갈 수 있는 용산 롯데시네마 푸드코트, 특히 <궁추어탕>도 조심스레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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